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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Juhong Lee

인터뷰 with 네버슬립




지난 커리어에 대해 얘기를 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울 것이다. 자칫하다간 친정(?) 험담하는 모양새가 되거나 억지스런 성공 스토리로 과포장 될 수 있고, 무엇보다 기억 오류가 많아 의도치 않게 거짓말을 늘어놓을수도 있다.


그치만 분명히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형성한 것은 그 모든 과정들이었고 결과적으로 모두 다 소중한,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한번쯤 부정확한 과거의 기억들을 최대한 제대로 정리하고 싶기도 했고 올해부터는 대외 활동이란걸하겠단 맘을 먹던 찰나에 너무 좋은 기회가 와서 이번엔 망설이지 않았다.


두서 없는 횡설수설을 아름답게 표현해주신 네버슬립 임선우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 전하며 우리 직원들은 부디 몰라야 할텐데....


원문 링크


前 벤처케피탈 지사장이 베트남에서 40인 조직 팀빌딩한 노하우

작은 조직 인터뷰 #9 C-LAPS 이주홍 대표님



이번 인터뷰 주인공은 베트남에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계신 이주홍 대표님입니다. 이주홍 대표님은 마케팅 에이전시, IT기업, 외국계 기업, 벤처케피탈까지 여러 형태의 조직을 거쳐오며 커리어를 쌓아오셨는데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40명 규모의 종합 마케팅 에이전시를 베트남 호치민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코로나 락다운 시기를 견디서 현재 빠르게 확장중인  C-Laps 이주홍 대표님의 이야기,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C-LAPS 소개


C-LAPS(씨랩스)는 뛰어난 실행력 및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최적의 마케팅 전략과 솔루션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종합 마케팅 에이전시’입니다. 특히 자체 장비 및 스튜디오를 통해 퀄리티 높은 마케팅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있으며 고객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온/오프라인 콘텐츠 제작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트렌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과 SNS 이해도, 그리고 데이터 분석 능력을 기반으로 거대 소비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마케팅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 설립되었습니다.

 

시스템화된 조직에서 마케터로 일한다는 것


Q. 대학원까지 나오셨던데 마케팅에 예전부터 관심이 있으셨나요?


국어 국문,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어요. 그때부터 광고나 홍보 쪽으로 커리어를 이어가야겠다는 막연한 목표가 있었죠. 첫 번째로 다녔던 광고 대행사도 클라이언트가 대부분 외국계가 많다 보니까 영어로 이메일 보내고 커뮤니케이션 경우가 되게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영어을 대부분 잘하셔서 한계를 느꼈죠.


영어권 국가에서 아카데믹한 마케팅 기본을 탄탄하게 쌓고 거기에 부가적으로 영어까지 얻어오면 좋겠다라고 해서 호주에서 2년 정도 관광을 잘 했습니다. 불효를 했죠 (ㅎㅎ)

 

Q. 영어실력은 업그레이드되셨나요?


영어 실력 자체가 엄청 점프업 됐다라고 또 보기도 어렵긴 해요. 지금도 여전히 베트남에서 영어로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버벅대고 말도 안 되는 문법이나 콩글리쉬를 쓰기도 해요.

호주에 있을 땐 오히려 스스로 낯선 환경에서 빠르게 자리 잡는 노하우를 결국 거기서 배워왔어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베트남에서 외국어를 쓰며 외국인으로 생활하면서 큰 불편함 없이 사는 것도 그때 경험 덕분이예요.

 

Q. 한국 돌아오셔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하게 되신건가요?


호주에서 대학원다니며 시드니에 있는 기아자동차에서 일했어요. 그때 직무는 마케팅이지만 자동차나 IT산업군쪽으로 가야겠다라고 방향을 잡았던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정식으로 취업했을 때도 마케팅 회사에 들어가서 자동차 분야 클라이언트를 담당을 하게 됐어요.

결과적으로 그때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직원으로 일했던 경험이 지금은 역으로 에이전시 회사를 운영을 하는 입장에서 엄청 도움이 많이 됐어요.

 

Q. 에이전시에서 다음으로 옮기신 곳이 어디였나요?


코스닥에 상장한 IT기업이었고 전형적인 한국 코스닥 상장사였어요. 한국 특유의 기업 문화를 제대로 맛봤죠. 

 

Q. 에이전시는 분위기가 유연하고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부분이잖아요. 인하우스 마케팅 부서로 계실 때와 문화나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랐나요?


인하우스는 확실히 숫자에 대한 감각을 많이 키워야 했어요. 예산을 편성받고 책정받아서 집행해야하는데, 그만큼 달성해야 되는 목표 KPI가 있잖아요. 에이전시에 있을 때는 고객의 매출이라든가 퍼포먼스에 대해 그렇게까지 싱크를 맞춰서 얘기를 안 했던 것 같고 계약 사항에 적혀 있는 기사 몇 건 등과 같이 정량화된 계약 내용에 포커스 맞췄던거 같아요.


에이전시에서 실무를 다루다 보면 근본적으로 그 회사의 비즈니스가 정말 잘 되는지, 안 되는지까지 들여다볼 여유가 사실은 없잖아요. 그것까지 들여다보는 에이전시 직원이면 정말 S급 직원이죠. 지금 우리 직원들이 그래줬으면 좋겠네요.

 

Q. 두 조직을 경험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문화나 시스템이 다른 두 조직을 경험한 게 좋았어요. 처음 근무했던 에이전시 회사 자체도 외국계였고 클라이언트도 대부분 외국계였잖아요. 그래서 맨날 같이 일하는 담당자가 한국 지사장님 아니면은 아시아 마케팅 담당자였어요. 그러다가 한국 회사에 딱 들어오니까 문화, 분위기, 돌아가는 시스템도 완전히 달랐죠. 부가적으로 상장사다 보니 PR 업무를 겸했어요. IR쪽하고도 긴밀하게 얘기를 해야 하고 최종 상사가 CFO다 보니 숫자 감각도 키워야 됐죠. 그동안 본 적 없는 공시 자료가 다 숫자잖아요. 그런 업무를 경험했던 것도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너무 다행이죠. 지금 저도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게 숫자예요. 그때 알게 모르게 내가 좋은 트레이닝을 받았구나 싶어요.

 

Q. IT업종에 계시다가 어디로 이직을 하셨나요?


또 한 번 글로벌 자동차 기업(벤츠 소속)으로 옮겨서 마케팅을 했어요. 원래 자동차 업종에서 처음 커리어를 쌓았고 나름 그쪽 경험이 있다 보니 이직을 했죠. 그렇게 전세계로 출장을 많이 다닐줄 몰랐어요. 제일 많이 했던 건 팸투어라고 기자분들이나 인플루언서분들, 그 당시 유명 파워 블로거 모시고 가서 신차라든가 주력 차종을 소개하는 자리였어요. 전 세계에서 그런 오피니언들을 모셔서 준비된 트랙을 따라 2박 3일 코스를 같이 도는거에요.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있었고 코스가 되게 다양했어요. 어느 때는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한 행사니까 샌프란시스코로 가기도 했어요. 어떤 시즌 주력은 SUV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산악 지역으로 출장을 가지도 하고요.

 

Q. 피로도가 엄청 크겠어요. 한달에 한번씩 그런 출장을 다닌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었죠. 행사 자체를 준비하는 건 본사 총괄 차원에서 하는 거기 때문에 저희는 코스를 짜거나 식당을 예약하고 그런 업무들을 하는거예요.


당연히 이전 회사랑 시스템이나 여러 가지가 많이 달랐죠. 벤츠 코리아는 한마디로 한국의 판매 법인이잖아요. 지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주요한 의사결정을 자체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것들이 몇 개 없어요. 수행할 수 있는 조직 기능도 이미 제조한 차량을 어떻게 한국에서 판매할까에 초점이 맞춰진 조직이다 보니 개발 조직도 없죠. 여기의 핵심은 마케팅하고 세일즈였어요.


본사에서 짜여져 있는 매뉴얼에 맞춰 철저히 맞춰서 움직여야 했어요. 계속 일하면서도 매뉴얼을 찾아봐야 했죠. 모두 매뉴얼에 박혀 있고 그 규정에 의거해서 전 세계의 모든 마케팅 활동이 일관성 있게 운영됐어요. 자율성없는 환경이니 크리에이티브가 거의 발휘가 안 됐다고 봐요.

 

Q. 짜여진 매뉴얼에 맞춰 잘 하는게 중요한 거군요.


매뉴얼을 기준으로 한국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맞게 인위적으로 노력하는 정도지 자율성이 많이 없죠. 벤츠나 BMW, 아우디도 한국 모델 써서 광고 찍은 지 몇 년 안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연간 이벤트 스케줄이 다 짜여 있고 저희는 그때에 맞춰서 수행만 하면 되는 거죠.

현지 상황에 맞게 로컬라이제이션을 잘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큰 틀은 다 짜여져 있고 실제로 우리가 판매해야 되는 제품과 서비스에는 관여할 기회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주였죠.

 

Q. 지금 하시는 사업에서 적용할 부분이 있었나요?


공교롭게 베트남에서 마케팅 에이전시를 하고 있는데 주 고객이 한국 고객이에요. 큰 틀에서 고객사가 저희한테 기대하는 부분이자 저희가 내세우는 역량 중에 하나가 바로 로컬라이제이션이에요. 저희한테 업무를 의뢰하시면 저희가 베트남 상황과 환경에 맞게 로컬라이제이션을 잘 해드리는거죠.


화장품을 예로 들면 이미 다 만들어져 있는 제품이지 베트남 고객에 포커스 맞춘 베트남 향 화장품은 아니잖아요. 이미 나온 제품을 어떻게 하면 여기 소비자 취향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해서 현지화된 마케팅 캠페인과 구매로 이끌어낼까. 이 고민이 핵심이죠.


벤츠 코리아에 일하면서 ‘뭘 잘해야 되는구나, 뭘 집중해야 되는구나’를 알게 된거 같아요. 언어를 포함해 현지 상황에 맞는 로컬라이제이션이 한국 클라이언트분들께서 저희에게 많이 요청주는 일이자 저희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영역이고요.

 

스타트업씬에서 배운 생존법


Q. 다음으로 이직한 곳이 스타트업 분야라는 게 흥미로웠어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2014년, 15년이 스타트업 거품이 제일 많이 있었던 시기였어요. 저 같은 경우는 마케터 분들과 주로 교류를 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는 거예요. 그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죠. 참 특이한 분이시다라고 넘어갔을 텐데 당시 업계 많은 분이 스타트업 쪽으로 이직하는 걸 보면서 관심 있게 들여다봤죠. 당시 지인께서 오퍼를 주셔서 더벤처스라는 벤처케피탈 회사로 이직했어요. 

 

Q. 더벤쳐스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셨던건가요?


보통 우리가 심사역이라고 하면 재무 실사를 한다든가 여러 가지 정량화되고 계량화된 지표를 가지고 미래 예측을 하는 분들을 정통 금융 백그라운드 심사역으로 이해하잖아요. 반면에 초기 투자는 그런 게 불가능해요. PT 하나 보고 투자하느냐 마느냐 하기에 위험한 정말 도박처럼 리스크 테이킹을 많이 하는 영역이에요. 그게 잘 됐을 때 리턴 또한 엄청 높죠.


초기 투자 쪽은 비즈니스 디벨롭먼트에 가깝다고 봐요. 서비스 개발 후에 마케팅이라든가 세일즈가 필요한 단계에 바로 실행해서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게끔 로드맵도 짜주고 실질적으로 매 단계마다 무리 없이 제대로 수행하도록 사이드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그 역할을 BD(Business Development)라고 하는데, 제가 더벤처스라는 회사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마케팅 커리어로 온 거예요. 앱 같은 경우는 앱 출시하면 그다음부터는 마케팅을 해야 되니까요. 그 단계에 제가 투입되어서 아주 단기적인 TF 형태로 참여하죠. 한 2~3개월 단발로 투입되는 용병이라고 보시면 돼요.

 

Q. 그럼 일하는 방식이 정말 그 회사의 같은 팀원처럼 일을 하는 건가요?


맞아요. 스타트업은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재무 담당, 회계 담당, 구매 담당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퉁쳐서 CFO로 부르잖아요. 말이 좋아 CFO지, 그냥 돈과 관련된 건 다 하는 거죠.


투자 회사는 스타트업들이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영역에 대해서 전문가들 풀을 쫙 배치해요. 저 말고도 디자이너도 있었어요. 스타트업에서 역량 있는 시니어를 풀타임 멤버로 모시는 것 자체가 과투자니까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주자는 측면에서 다양한 영역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멤버들이 있었죠. 돌이켜 보면 저한테는 최소로 비용지출과 투자를 해나가면서도 최대 효율을 만들어내야 하는 사명이 있는 입장이었어요.


다들 효율에만 미친 사람들처럼 ‘효율을 어떻게 하면 더 올릴까’ 맨날 그런 고민하던 분들하고 같이 교류하다 보니 생각도 많이 바뀌었죠. 그전에는 책정된 예산에 맞춰 쓰는 정도였다면 이후엔 이만큼 썼으면 이만큼의 리턴을 명확하게 만들어야 하고, 지난번에 이만큼 리턴 만들었으면 이번엔 그거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어요.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많이 도움이 돼요.

 

Q. 5년을 더벤처스에 계셨는데 스타트업의 흥망성쇠를 다 보셨을 거 같아요.


‘하루아침에 내가 저 사람하고 다이렉트로 연락할 수 없겠는데’라고 생각이 드는 케이스도 물론 보고요. 또 반대로 ‘하루아침에 저렇게 잘 나가던 팀이 어떻게 저렇게 됐지’ 이런 케이스도 있었죠. 

 

Q. 잘 안된 케이스에서 크게 느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 당시 시점과 팀에 따라 다르긴 한데요, 아주 일반화해서 얘기하자면 안되는 팀의 공통점은 팀이 그냥 와해되는 케이스예요. 특정한 기능을 전담했던 팀, 부서가 한순간에 나가서 공중분해 되는 경우죠. 그런 경우는 아무리 CEO가 훌륭하고 똑똑하고 수습하는 케이스를 못 본 것 같아요.

 

Q. 그런 경우는 창업 멤버 간의 불화로 주된 원인일까요?


‘결국은 사람이 문제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 이유도 천차만별인 것 같아요. 감정적인 이슈도 있을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법적인 이유 때문인 경우도 있고요. 시작할 때는 공동 대표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렇지는 않을 수 있잖아요. 지분이 공동 대표 중 한 명한테 몰려 있는 경우에 나중에 밸류가 높아지면 문제가 생기는 거죠. 이런 지분 관계에 대한 인식이 약한 상태에서 뭉쳤던 팀들도 있었어요. 아니면 너무 단기적인 이해관계로만 모였던 팀은 외부에서 조금만 어려움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팀원이 나가고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작은 조직에서는 개인의 역량이 초반에는 중요하잖아요. 개인기에 많이 의존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크다 보니 자율성도 많이 주고요. 초반에는 이런 게 구직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이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 결국은 팀원을 잘 관리하고 조직문화를 잘 꾸리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예전에는 확실히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개발 백그라운드가 많은 분들이 많다 보니 성장 후에는 조직 관리도 되게 힘들 하셨던 것 같아요. 대학생 창업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젊은 나이에 창업했거나 아니면 연구소에서 연구 위주로 하시다가 기술 기반으로 창업하신 분들은 조직이나 팀 내에서 사람들하고 합을 맞춰 일하는 게 익숙지 않으시다 보니까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오는 거를 어려워하시죠.


오히려 그런 면에서는 시니어 창업이 나아 보여요. 직장생활 한 20년쯤 하시다가 창업하신 분들은 아이템은 사실 혁신적이지 않아도 오래 알던 팀 멤버들과 창업하다보니 운영은 안정적으로 잘하시는 케이스를 봤어요.

 

베트남 지사장에서 직원 40명을 둔 대표가 되기까지


Q. 베트남 쪽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건 어느 시점부터였어요?


당시 투자 업계가 호황이다 보니까 투자를 공격적으로 많이 하고 금방 엣싯한 일도 있었어요. 회수가 빠르게 되면서 한 단계 더 치고 나가기 위해 해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글로벌하게 가는 방향을 잡은거죠. 인도, 베트남, 미국으로 진출해서 지사를 설립했어요. 더벤처스 대표님이 원래 실리콘밸리에서 엑싯을 하셨고 후배 창업가를 돕겠다라는 뜻으로 더벤처스라는 회사를 설립을 한 거라 기본적으로 글로벌을 염두하고 운영을 하셨어요.


전 베트남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에요. 베트남에 오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타의에 의해서였어요. 제가 있던 투자 회사가 특이하게 베트남에 지사를 설립해서 지사를 맡을 사람이 필요했어요. 함께 일했던 분들은 자녀가 고3이거나 이제 막 신혼이었고 저만 싱글이었어요. 영어를 좀 한다는 것도 있다 보니 베트남 행을 거절을 할 명분이 없었어요. 초반에는 왔다 갔다 하면서 간 보는 수준이었어요. 막상 갔다 했는데 너무 좋은거에요. 순수하게 비즈니스의 관점에서는 기회가 정말 많은 나라라고 생각을 했고요. 두 번째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생활하는 데도 상당히 베트남이 저랑 잘 맞았어요. 예를 들면 날씨, 음식이라던지 사람들도 되게 친절했고요.


베트남이 생각보다 나랑 잘 맞네 생각이 들고 일을 살짝 벌려봤는데 생각보다 잘 되기도 해서 베트남 쪽을 맡았죠. 베트남에서는 회사에서 투자한 스타트업들을 베트남에 많이 진출을 시켰어요. 투자 회사를 진출하는 데 다리 역할을 했고 실제로 몇 개를 진출을 시켜서 지금도 같이 자주 봐요.


Q. 베트남 지사에 계시다가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되신건가요?


투자 회사 출신들이 흔하게 저지르는 잘못된 선택을 했죠. 내가 하면 더 잘하거 같은데 왜 남 잘 되는 것만 이렇게 도와주고 있지 이런 생각을 한거죠. (ㅎㅎ) 

 

Q. 베트남에서 창업하시고 첫 직원을 고용한 시점이 언제셨나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베트남 현지의 직원을 채용했어요. 다행히 저는 여기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잘하고 어떤 친구가 뭘 알고 있는지 에 대한 기본적인 풀이 있었어요. 전 회사 직원들 포함해서 팀 세팅하는 게 상당히 빨랐어요. 초반에 6명 데리고 바로 시작했어요.

 

Q. 이미 팀빌딩이 되셔군요.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거 같은데 말이죠.


맞아요. 베트남에서 사업하시려고 하는 분들이나 주재원으로 오시는 분들 포함해서 지사 설립을 최초 세팅하기 위해서 오시는 분들 있잖아요, 특히 창업가는 아니시지만 지사장으로 오시는 분들께서 제일 어려워하는 게 초기 멤버 세팅하는 부분이에요. 베트남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인력풀이 없는 상황에서 직접 누구를 채용하기가 어려우니 플랫폼이나 채용 사이트를 이용해야 되잖아요. 한국 사람들이 현지 플랫폼을 원활하게 이용하기가 어렵고 베트남어가 안되는 상황에서 운 좋게 후보자를 찾아도 인터뷰 진행이 쉽지 않죠. 막막한 상황에서 훌륭한 초기 멤버를 찾는 과정이 매우 어려운데 반대 급부로 베트남 구직자 입장에서는 세팅이 안 된 회사에 합류하는 걸 누가 좋아하겠어요.


구직자 입장에서도 1호 멤버가 되고 싶지는 않아 하죠. 오히려 2호, 3호 멤버까지 확보해 놓으면 베트남 팀원들이 있고 실체가 있으니 설득하고 채용하기가 수월해요. 20명, 30명 넘어가고 사무실 세팅하면 그때부터는 직원 뽑기가 훨씬 쉬워지고요.

 

Q. 20년이면 코로나 시기였는데 어떠셨나요?


많이 힘들었죠. 여기 베트남의 락다운 상황은 도저히 한국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말도 안 되는 봉쇄 정책을 펼쳐서 인권이고 사유 재산이고 다 의미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여기서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도 포기하고 많이 돌아가셨어요.

 

Q. 어느 정도였는지 감조차 안잡혀요.


사업이 아예 올 스톱이 된 상황이었어요. 저는 아파트에 있었거든요. 엘리베이터도 작동 중단되고 계단으로도 못 내려왔어요. 모든 사람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물론 중반 이후에는 식료품점들이나 슈퍼마켓은 문 열어서 온라인 주문하면 집 앞으로 갖다 주는 정도였어요. 그 시기 한국교민도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던 것 같아요.

 

Q. 그 시기에 접고 나가실 생각은 안 하셨어요?


너무 접고 나가고 싶었는데요. 다행히 저 말고 함께 비슷한 환경에서 있던 창업가분들과 의지를 많이 했어요. 줌켜놓고 하루에 1시간씩 서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고 연락하자, 연락 안 되면 죽은 걸로 생각하고 바로 영사관에서 신고하자 이러면서요.


어떻게 어떻게 버텼는데 그 락다운을 한 게 한 100일 정도 였어요. 3개월 정도 다행히 버틴 상황에서 다음 스텝으로 전환하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됐어요. 락다운 후에 베트남으로 진출하시는 분들이 준비해서 시작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시행착오가 많은데 저희는 그 정도 극한 상황을 버티니 웬만한 일에도 화도 안 났어요.

 

Q. 사업 초기에 락다운이 터지면서 세팅했던 직원들은 어떻게 됐나요?


남아 있는 직원도 있고요, 떠난 직원들도 있어요. 코로나 락다운 기간 때 직원들의 급여를 안 준 기업들도 있었는데요, 락다운 때는 일을 다들 못하잖아요. 직원들을 챙겨준다는 사명감 아닌 사명감으로 급여를 일부 줬어요.


‘이 직원들이 퇴사한 후에 팀을 다시 채용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또 그만큼의 비용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서 유지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고 판단했어요. 그게 3개월이나 갈 줄은 몰랐죠. 한 달 생각했거든요. 짧으면 한 3주. 코로나 격리되면 보통 2주니까 그안에 잡히겠다고 생각을 했죠.


아이러니한 거는 락다운 해제하는 것도 상황이 호전됐거나 환자가 줄어서 한 것도 아니에요. 환자 수가 계속 치솟고 있는데 락다운만 해서는 사람들의 불만도 크고 경제가 무너져서 병으로 죽는 게 아니라 자살하는 사람이 더 많겠다는 판단이었죠. 그 정도로 경제 상황이 최악이었죠. 생산 활동을 못하니까 생계 곤란을 다 호소했어요. 베트남 친구들은 모아놓은 돈이 없어요. 저축 안 하고 다 쓰는 데 당시 저한테도 직원들이 돈 빌려달라고 요청해서 빌려주기도 했어요.


그때가 힘든 시기였지만 직원들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이 락다운 이후에 빠르게 움직이는 데는 충분히 의미있는 지출이었다고 생각해요.

 

Q. 락다운 이후에 자리 잡으면서 클라이언트가 늘어나기 시작하시는 건가요?


락다운 후 시장이 바로 열렸을 때 우리의 준비 상태가 남들보다는 잘 되어 있으면 새로운 클라이언트 영업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따는 데 훨씬 더 유리하다 봤죠. 2022년에 항공편이 정상화되면서 한국에서 해외 시장 진출, 특히 베트남을 보고 진출하시는 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을 텐데요, 현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에이전시 중에서 미팅이라도 해볼 만한 회사가 어디 있나 하면 그 당시만 해가지고 몇 개 없었어요.


경쟁사에서 단기간에 직원을 빨리 뽑으려면 급여 많이 주면 뽑을 수 있겠죠. 그러나 레퍼런스, 포트폴리오도 많지 않으실 거고 본인들도 베트남 직원들의 역량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마케팅을 상품화해서 클라이언트한테 제공해 본 아직 경험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 안정성 이런 부분은 잠재 고객이 봤을 때 다르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장기 근속자들이 있고 한국 사람들이랑 일한 경험들이 여기 직원들은 많으니까요.


예를 들면 베트남 디자이너가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감성으로 디자인하니까 한국 고객사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죠. 고객과 피드백 주고받으면서 베트남 직원들도 어떤 디자인을 해야 하는지 깨닫고 인사이트가 쌓인 거죠. 지금은 한국 클라이언트가 디자인 결과물을 오케이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졌어요.

 

Q. 지금은 직원 수가 어떻게 되시나요? 회사 공간도 건물 전체를 다 쓰시던데요.


저희가 지금 한 40명 정도 됩니다. 저희도 공유 오피스에 들어가 있다가 여기로 왔는데요, 자리를 잡으면서 직원을 공격적으로 뽑았어요. 2021년, 2022년에는 저희도 워낙 신생 회사였고 베트남뿐만 아니라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해제됐다라고 보기가 어려워서 본격적으로 마케팅 자체를 하는 시점은 아니었어요. 한동안은 프로젝트 자체가 없어서 직원들 트레이닝 시키는 기간으로 몇 달을 어떻게 보면 허송세월을 보냈죠.


그렇게 직원 트레이닝을 했던 게 길게 봤을 때는 다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했었고 제대로 클라이언트들을 영입해서 저희가 마케팅 에이전시로서 100%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상황은 2023년 하반기 들어서면서부터였어요. 특별한 제약 없이 우리가 하려던 걸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돼서 작년 하반기부터 점점 프로젝트가 쌓이고 직원들도 비례해 늘어나 갔죠. 감사하게도 작년 하반기부터는 계속해서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요.

 

Q. 베트남 진출하려는 기업 입장에서 마주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베트남 시장에 맞게 베트남 판 컬리라든가 베트남 판 직방이라든가 이런 식으로 현지화를 잘하면 베트남에서는 경쟁력 있는 웹, 앱서비스를 만들 수는 있어요. 한국 사람들이 훨씬 더 잘하는 영역이기도 하고 베트남 현지 인력에게 그런 부분을 많이 기대하지는 않죠.


문제는 실제로 고객을 모으고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 단계에요. 베트남 언어로 베트남 사람들이 수행을 해야지 한국 사람이 수행할 수가 없어요. 베트남 친구들한테 많이 의존을 해야 되는데 여기서 퍼포먼스가 많이 안 나요. 거기서 막혀서 저희한테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베트남 현지에 계신 한국인 창업가분들중에 베트남 직원들 데리고 마케팅을 잘 하시는 분들은 거의 못 봤어요. 아주 드물어요.


여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의 퍼포먼스 때문에 고민을 느끼신다든가 직원이 자꾸 퇴사하거나 직원이 사고를 친다든가 이런 고민을 하시는 대표님들이 꽤 많아요. 그런 조직관리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정작 집중해야 하는 비즈니스에 집중 못하시고 시간, 자원 낭비 경우도 워낙 빈번하게 보고 있어요.

 

Q. 진출시 추천하는 방식이나 참고할만한 접근법이 있다면요?


여기서 창업하고 활동한 지 이제 4년 됐잖아요. 지난 4년은 전부 학습 비용이라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의 성격이 그럴 수도 있긴 한데요, 새로운 시장에서 새롭게 뭔가를 할 때 시장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들어가는 그 기간을 투자라고 안봐요. ‘이거 굳이 써야 돼?’라고 불필요한 비용으로 보시는 시각이 아직까지는 지배적이잖아요. 적응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많은 걸 건너 뛰세요. 그러다 보면 결국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거죠.


결국 한국 분들이 생각하는 리드 타임을 길게 보시고 여유 있게 시장을 이해하는게 중요해요. 잠재 파트너를 당장 오늘 만나서 ‘MOU를 바로 하자’ 이런 경우가 많거든요. 그것도 의미가 있으려면 당장 일이 돌아가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보고 가야하는데, 대부분 학습 비용을 거의 고려를 안 하세요. 한국분들이 비용 발생을 고려해야 부분인데 비용이라고 생각 안 하는 것 또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에요. 한국 사람들끼리 일할 때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이라는 걸 많이 생각 안 하잖아요. 그냥 알아서 잘 하는 직원들이 한국에는 너무 많죠.


Q. 언어에서 생기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잘 생각못할 거 같아요. 정량적으로 수치화하기도 힘든 영역이고.


베트남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해외에 나오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계속 꾸준히 발생한다는 전제로 해야 되는데 그거를 또 비용으로 안 보신 분들이 또 많더라고요. 통역 한 명 쓰면 모든 게 원만하게 돌아갈 거라고 보시는데 로스가 계속 발생해요. 커뮤니케이션 로스가 어떤 식으로든 생기기 때문에 한국하고 다르게 항상 그걸 감안하고 예산을 짜든 혹은 필요한 인력을 세팅을 하는 게 상당히 중요해요.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서 100페이지 분량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그걸 이렇게 해야지 뭐 그것도 몰라’ 하고 넘어가지, 꼼꼼하게 매뉴얼로 모든 직원들한테 이렇게 해야 된다는 룰을 정하는 부분들을 한국 회사들은 피부로 아직 잘 못 느끼시는 것 같고 많이 건너 뛰세요.


반면에 일본 회사들은 안 그렇죠. 매뉴얼이 아주 촘촘해요. 그게 100% 맞는 방식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매뉴얼도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고려하고 투자하든 어떤 노력을 한 거잖아요. 한국분들은 너무 많이 건너뛰세요.

 

Q. 회사소개서 보내주신 걸 보니 다루는 마케팅 영역들이 많더라고요. 초반부터 그림을 그리고 확장하신 걸까요?


시장의 수요에 저희는 따라가는 입장이었지 특정 영역에 포커스를 맞춰서 가지는 않았어요. 처음 시작할 때도 ‘우리는 사진 촬영 전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아주 좁혀서 가지 않았어요. 고객이 저희한테 기대하는 건 마케팅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성공적인 로컬라이제이션이라고 생각했어요. 고객의 상황에 따라서 어떤 걸 제시하는지는 다 다르다고 보기에 처음에는 많이 열어놓고 요구하는 사항에 맞췄죠.


자연스럽게 1~2년 지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서 저희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업무, 레퍼런스가 쌓이고 직원들의 스킬도 올라갔죠. 산업군도 정해놓지 않았어요. 예를 들면 ‘뷰티 전문입니다.’ 이렇게 정해 놓지는 않았고 고객의 실제 수요에 맞춰서 프로젝트를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까 지금은 뷰티, 패션, 푸드 분야로 레퍼런스가 많이 쌓였어요.

 

Q. 40명의 인원으로 성장을 하면 중간 관리자 역할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초기에 팀 빌딩했던 친구들이 관리자로 성장을 했나요?


지금 같이하는 멤버 중에 시니어라고 할 수 있는 매니저 레벨의 멤버가 총 4명이 있는데요. 최소 만 1년에서 길게는 만 2년 반 정도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에요. 처음 우리 회사에 합류할 때는 그렇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데 일하면서 내부 역량을 빠르게 쌓은 케이스거든요.


한국 사람들 기준에서 적합하다고 생각할 만한 매니저, 관리자급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차라리 좋은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친구를 발굴해서 우리의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맞는 팀원으로 육성하는 게 성공 확률도 높고 비용적으로도 덜 들어간다고 봤어요. 애당초 그렇게 방향을 잡은 상태라 경력직, 시니어들 채용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Q. 베트남에선 이직이 잦고 급여를 조금이라도 더 주면 이직을 바로 한다고 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장기근속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표님만의 방법이 있으셨나요?


저도 아직 신생이라 제일 길게 일한 직원이 그래서 2년 반밖에 안 돼요. 이 방식이 맞다고 다른 분들한테 조언드릴 만한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저 같은 경우는 젊은 친구들을 애당초 선호를 합니다. 왜냐하면 저희 업 자체가 시니어가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저만 해도 어느 정도는 제가 계속 실무에 개입하지만 틱톡 이런 영역은 제가 사용자로서 이해도가 낮은데 어떻게 마케팅 서비스로 디벨롭해서 고객한테 제시하겠어요.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구성만 봐도 SNS 매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환경이다 보니 젊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인사이트가 훨씬 더 의미 있고 정확하고 성공 확률이 높아요. 

 

Q. 그럼 실무에서 베트남 팀원 업무들을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틱톡 마케팅은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주니어 친구들을 시니어로 가게 하는 데 있어서 기여하는 거는 숫자에 대한 감각, 어떤 사업적인 관점, 고객 관리 차원에서 의견, 리포팅 시스템처럼 조직에 몸담으면서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소프트 스킬을 가르쳐주는 거예요. 주니어를 채용해서 우리 회사에 맞는 시스템에 끼워 맞추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급여를 더 주면 다른 데 갈 수는 있겠지만 생각보다 이 친구들도 이렇게 시스템이나 프로세스에 한 번 익숙해지면은 잘 안 움직이는 친구들도 꽤 있을 거예요. 물론 저희 초기 멤버 중에서도 나간 친구들도 꽤 있어요. 어떤 이유에서 나왔든 그 친구들의 판단이니까 존중은 하지만 퇴사했던 친구들이 뭐 하나 보면은 다 프리랜서를 하고 있어요. 아직은 커리어 설계를 더 선명하게 가져가서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전략적인 사고 방식이 제가 볼 때 부족하다 생각해요.

 

Q. 한국 회사나 커리어 환경에 비해서 베트남은 포지션별로 사수나 커리어 성장 단계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요.


맞아요. 돈이라는 당근에 대한 반응이 매우 즉각적이고 효과적이라고 하는 거에 저도 동의는 해요. 하지만 자칫 오해하실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요. 여기는 급여 말고는 이 친구들이 기대하는 인센티브나 베네핏 등 다른 거를 몰라요. 한국에서는 스톡옵션이라든가 여러 가지 가져갈 수 있는 베네핏이 있잖아요. 혹은 나중에 어떤 성과를 달성하고 난 이후에 지급하는 PS도 있는데 이 시스템에 대한 인식, 경험이 없다 보니까 이 친구들도 급여 외 다른 동기부여가 적다고 생각해요. 

 

Q. 한국도 10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낯설었는데, 베트남은 그런 인식과 경험이 더 적을 수밖에 없네요.


보상책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선택 자체가 현금 아니면 선물을 사서 주거나 밥을 먹는 건데 누가 와도 돈을 더 좋아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을 돈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오해할 수 측면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아요.

 

Q. 말씀하신 대로 그런 소프트 스킬을 알려 주고 업무 피드백을 주실 텐데 사람에 따라서 안 받아들이는 친구들이 또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틱톡 담당자 입장에서 ‘대표님은 틱톡 잘 모르면서 왜 이런 피드백을 해’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경험이 있으셨나요?


웬만해선 제가 실무를 잘 안 건드리려고 해요. 저는 CEO라는 역할을 하는 것뿐이지 제가 이 친구들 하는 일을 다 컨트롤하진 않아요. 특히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덕션과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웬만하면 관여 안 할 거예요.


물론 ‘너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잖아요.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경우에는 당연히 ‘제가 왜 이렇게 했어’ 물어보기는 하는데 그걸 단도직입적으로 ‘이건 틀렸어’라고 말은 안 하죠. 설명을 저도 충분히 하고 이 사람이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나름의 근거가 없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으면 그 의견을 수용해요. 요즘은 옛날처럼 감이 아니라 데이터가 딱 나오잖아요. 숫자를 놓고 얘기해요. 왜냐면 수치에 대해서는 바로 수긍을 하거든요. 근데 수치가 아니라 ‘내가 그거 해봐서 아는데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얘기하면 팀원이 납득을 못 하죠.

 

Q. 디자인 같은 정성적인 영역은 고객의 피드백을 가지고 의견을 나누나요?


‘고객 말씀이 맞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고객의 요청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는 게 맞는데 정말 너희가 봤을 때 이거 현지에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있으면 얘길 해라’고 해요.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하얀색, 검정색 이런 컬러를 쓰는데 베트남에서는 그렇게 하면 디자인 안 한 걸로 알거든요. 베트남에선 쓰지 않는 폰트, 컬러 등 시장에 아주 보편적인 룰 같은 거는 얘기하라고 해요.


웬만하면 관철하되 그래도 고객이 ‘이걸 좀 강조했으면 좋겠다’ 이런 부분은 반영하라고 하죠. 브랜드 고객사의 경우에 기존에 한국에서 했던 브랜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써왔던 톤앤 매너가 있어요. 그런 가이드라인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하면 그 부분을 최대한 잘 반영하라고 하는데 업무를 하다 보면 항상 이슈죠.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게 있지만 그 요구사항을 다 해주면 그게 시장에서 잘 안 먹히는 게 뻔히 보이니까요.


제가 늘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는 고객의 만족을 위해서 일을 하는 거다. 우리는 에이전시 업을 하고 있고 고객은 우리를 아웃소싱하는 거기 때문에 고객의 만족이 최우선이다’에요. 직원에 따라 디자이너로서, 아티스트로서 본인의 소신과 철학이 있을 텐데 그것만 너무 관찰시켜서 업무를 하면 에이전시 생활에 잘 안 맞을 수 있다고 얘기해요. 자신의 평소 디자인 스타일과 달라도 고객 피드백에 맞춰 유연하게 할 수 있지를 채용할 때 강조하죠. ‘우리는 에이전시다. 에이전시는 고객의 만족을 위하는 거다’라고요.

 

Q. 베트남 직원을 뽑을 때 대표님만의 채용 기준이 있으실까요?


채용할 때 저희가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 하나만 뽑아보라고 하면 유연함이에요. 에이전시 업의 특성상 유연하지 않으면 이 바닥에 있기가 힘들다는 생각이에요. 고객과 프로젝트도 계속 바뀌는데 내가 이 고객이랑 오래 하고 싶어도 결과가 안 좋거나 고객이 다른 에이전시로 떠나면 어쩔 수 없잖아요. 원하지 않아도 결별해야 하고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해왔던 일, 프로젝트가 바뀌거나 클라이언트 취향, 성향에 맞춰가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융통성이 떨어지면 우리 회사에서 일하기가 힘들거든요.


베트남 친구들이 상대적으로 그런 융통성은 좀 떨어져요. 약간 고지식한 면이 있는데 공산주의 사회주의 시스템에서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체감을 직접적으로 못 할 뿐이지 상황을 해석하거나 사고하는 방식이 달라요.


저희는 사실 채용할 때 서류 스펙이나 만나서 나누는 얘기들은 실제 업무 성과랑 비교하면 크게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큰 결격사유가 없으면 일단 함께 일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채용 후 해고 유연성이 한국보다 훨씬 높아요. 차라리 빨리 일해보고 판단을 빨리하는 게 훨씬 나은 거죠.


채용 과정에서 여러 번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빨리 일해보고 판단하는 거죠. 일하고 일주일 만에 내보내는 경우도 있고 한 달 또는 두 달 만에 내보내는 케이스도 있어요.

 

Q. 듣기로 베트남 직원들이 ‘되게 수동적이다. 딱 받은 만큼만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어떤 대표님은 ‘정을 쌓아야 한다, 그래서 부모님 생일 챙겨주고 막 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잘 쓰지 않는 방법이라서 그게 효과적인지 아닌지 경험이 적은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성공적으로 운영하면 저는 그게 맞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 자기만의 노하우나 스타일이 있는 거여서 어떤 하나의 방식이 저도 옳다고 말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수동적인 친구들보다 능동적인 친구들이 더 많은 권한을 줬을 때 성과를 내는 건 있는 데 수동적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면에서 시킨 거를 또 잘 구현해 내는 친구들도 또 그 나름의 어떤 역할을 충분히 하는 거라 생각해요. 그거를 저는 큰 문제라고 보지는 않아요. 수동적이어도 원하는 업무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예산 내에서 원하는 퀄리티를 충족시켜 주면 되는거죠. 에이전시 업이라는 게 결과적으로는 고객의 만족이 최우선이기에 그런 인력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인력이라고 생각해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걸 하고 싶은 친구는 다른 유형의 일을 더 주면서 그걸 잘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내부 프로젝트에서 그런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거의 신경을 안 쓰고 있고 알아서 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카페 2층에 있는 스튜디오가 있는데 비즈니스 담당자들이 안에서 알아서 하고 있어요.

 

Q. 대표님이 생각하는 C-Laps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궁금해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C-Lpas는 현지화를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잘하는 업체라고 생각해요. 그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시장의 흐름, 트렌드에 따라 상황이 바뀌면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다루는 산업군이 바뀔 수 있겠죠. 어쨌든 고객 만족을 이루면서 양적으로는 더 많은 클라이언트를 확보해서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가 일차적인 목표예요. 그동안은 주로 베트남에 진출하시는 분들께서 알고 찾아오거나 소개받아 온 분들이 위주였는데 이제는 한국으로 시장을 넓힐 생각이예요. 대표로서 대외활동도 많이 하려고 노력중이고요. 한국에서 저희를 먼저 알고 찾아오시게끔 일차적으로 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베트남 현지에서도 베트남 기업들과 프로젝트들을 더 넓혀나갈 계획이에요. 베트남 로컬 기업인데 한국에 마케팅해야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대표적으로 리조트라든가 카지노라든가 관광 산업 쪽이 있고 부동산 고급 아파트 분양업체들도 있고요. 그런 제품, 서비스는 베트남 로컬 사람들이 타깃이 아니라 한국 사람이 타깃이에요. 지금 한국 관광객 비중이 베트남 관광객 전체에서 가장 커요. 그런 쪽으로 터치하고 싶어 하는 로컬 클라이언트들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해요.

 

이주홍 대표님과 나눈 3가지 인사이트 요약


  • 모든 팀원이 능동적일 필요는 없다!

  • 많은 대표님들의 고민이 어떻게 능동적인 직원이 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관리하냐일텐데요, 모든 직원이 능동적으로 일한다면 너무 많은 프로젝트가 산발적으로 진행되서 오히려 프로젝트가 마무리가 되지 않고 흐지부지될 수 있어요. 본인이 해야 할 역할과 업무를 잘 수행한다면 그 역할로서 조직내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 통역 고용하면 되는거 아니야?

  • 해외진출을 시도하기 전엔 '현지 통역 한 명 두고 현지 직원 관리하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현지 통역사도 업계의 배경지식을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로스 차이가 엄청 큽니다. 통역사에 따라 메세지가 왜곡되는 일도 많고요. 단순히 통역에만 의지하는 건 너무나 큰 기회비용을 치룰 수 있기에 꼭 주의가 필요합니다. 


  • 결국 사람이다!

  • 해외 진출시 아무리 좋은 서비스, 제품을 가져와도 현지에서 통하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합니다. 살아온 배경이 다른 한국인 창업자, 지사 관리자에겐 너무나 메우기 힘든 간극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중요한 게 결국 현지 팀빌딩입니다. 다소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해외 진출전 여러 채널과 경로로 인력 풀을 확보하고 핏을 맞추는 기간을 꼭 염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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